[글쓰기 연습] 남산 개구리

Posted by 정보큐레이터
2019.04.07 00:27 구글 애드센스/글연습

[이규태코너] 남산 개구리 - 발행일 2004.3.16

논 농사를 짓는 미작문화권과 밀 농사를 짓는 맥작문화권의 개구리 이미지는 판이하게 다르다. 콩쥐와 팥쥐 이야기의 원형인 신데렐라형 설화는 세계적으로 분포돼 있는데 미작문화권이 아닌 지역에서는 계모의 딸이 죽어 개구리가 된다. 그만큼 부정적이다. 70년대 미국의 맹렬 여성들은 개구리 마스코트나 브로치를 하고 다녔는데 개구리가 공처가를 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수놈 개구리 볼때기에 달린 바랑주머니 속에서 올챙이를 기른다 하여 공처가가 된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단편소설 '개구리' 는 주책없고 미련한 주인공의 상징이다.

이에 비해 논농사를 지어 온 우리나라에서 개구리는 지엄한 존재다. 고구려의 시조 금와왕이 개구리인 것만 미루어보아도 알 수 있다. 중국이 역사에서 고구려를 약탈하려 들지만 시조가 남방 미작문화권의 상징인 개구리라는 신화학적 걸림돌을 극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상들 뒤뜰 한구석에 못을 파 개구리를 살렸는데 풍류를 위해서가 아니다. 개구리는 농사에 필요불가결한 날씨 예보관이기 때문이다. 저녁에 개구리 울음이 빨리 멈출수록 이튿날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을 알았고 일몰과 더불어 개구리가 울음을 멈추면 서리에 대비를 하고서 잠들었다.

미국돈인 달러화를 보면 녹색 바탕에 녹색도장이 찍혀있다. 그래서 그린백이라 한다. 개척 시절 녹색 묘목을 들고 오지 깊숙이 찾아든다. 묘목을 그 땅에 심어 놓고 몇 달 후 다시 찾아가 그 묘목이 푸르게 자라고 있으면 그 곳을 살 땅으로 보고 정착하곤 했던 데서 비롯된 그린백인 것이다. 그러했듯이 옛 스님들은 배낭에 개구리 몇 마리 담아가지고 이산 저산 다니며 방생을 했다. 그 후 다시 찾아가 그 개구리가 새끼치고 살고 살지 않고로 머물 만한 산문이냐 아니냐를 가렸던 것이다. 오염으로 서울 남산에 개구리가 사라진 지 수십년 만인 엊그제 경칩에 개구리 알덩어리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보혁 갈등으로 흐린 시야에 모두들 부드럽게 굴어 상생하라는 개골 개골 개구리 소리가 아닐까 싶다.

'구글 애드센스 > 글연습'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글쓰기 연습] 사명대사의 눈물  (0) 2019.04.09
[글쓰기 연습]촛불  (0) 2019.04.08
[글쓰기 연습] 남산 개구리  (0) 2019.04.07
[글쓰기 연습]뚝섬 무상  (0) 2019.04.06
[글쓰기 연습]가축 복지학  (0) 2019.04.05
[글쓰기 연습] 이방인  (0) 2019.04.04


이 댓글을 비밀 댓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