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연습] 자아형 인간

Posted by 정보큐레이터
2019.04.30 01:58 구글 애드센스/글연습

[이규태코너] 자아형 인간 - 발행일 2004.1.6

옛 조상들은 먼길 떠날 때 배낭에 풍류낫을 담고 떠나게 마련이다. 길 가다가 시상이 떠오르면 풍류낫을 꺼내어 길가의 소나무 밑동을 반반하게 깎고 거기에 시 한 수 써놓고 떠나간다. 누가 언제 지었다는 표지도 없다. 풍웅[ 지워져도 아랑곳없고 누군가 길 가다 공감해도 좋고 욕을 해도 모른다. 떠오르는 시상을 결정하는 예술행위로 내 삶에 살점을 붙이면 그만이지 남들의 평가를 바라거나 후세에 남기고 말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예술이나 학술을 하는 동안의 뜻과 낙을 추구하는 것을 세컨드 컬처 곧 제2문화라 한다. 평생을 유람했던 김시습과 기묘사화로 유배생활을 지새웠던 김식이 바로 세컨드 컬쳘를 찾아 사는 전형적 자아형 인간들이다. 십수년 전 영국여행에서 칸나 페스티벌을 구경한 기억이 난다. 가장 많은 꽃 색깔과 꽃 모양을 개발하여 굴지의 꽃 축제로 손 꼽히는 이 잔치를 일군 사람은 겨우 주급 17파운드로 지붕 밑방에 사는 홀아비 난방직공이었다. 칸나를 심어 가꾸고 변종 개량하는 낙으로 평생을 살았으며 그 자아형 인생이 세계적 페스티벌의 결실을 보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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